1982년, 종묘 앞에 지어진 더케이 손해보험 사옥은 조선왕조 500년의 역사와 급변하는 현 시대 사이에 위치한 오피스로서 한차례 업그레이드가 필요했다. 기존 철근콘크리트 구조의 건물을 최소한의 개입으로 재생하는 방법인 ‘대수선’을 선택하여 과거부터 현재, 미래까지 자연스럽고 자유로운 소통이 되는 건물로 재건하고자 하였다. 종묘의 극명한 수평선과 회랑이 가지는 수직성에 고안하여 다양한 구성 요소를 떼어내고 깎아낸 끝에 드러나는 미, 간소의 아름다움과 견고함을 표현했다. 날씨와 계절의 변화조차 느끼기 어려운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 ‘정옥일여’ (건물과 정원이 하나가 되다)라는 의미에 착안하여, 건물에서 밖을 내다봤을 때 정원이 그림같이 들어오는 프레임을 구성하였고, 종묘의 풍경 또한 담아내어 도시와 자연, 그리고 500년의 인연을 지어주는 도심 한복판 가장 큰 정원을 품은 공간을 창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