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움직이는 서울의 모습에 반해, 60~70년대의 도심지 모습을 간직한 장충동의 주택과 상가는 조금은 약한 속도로 변화하고 있으며 그 늦음에 순응하는 공간적 요구는 여유로움과 어울림의 건축적 질서로 전개된다. 남산이 보이는 주변건물의 시야확보를 위해 가능한 메스는 낮추고 투명한 유리와 석재의 외장재를 통해 주변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경사지에 담장을 건축화 하여 지하층 소매점이 가로와 자연스럽게 관계하고 가로의 경사지를 따라 거주자 및 차량의 진입이 측면에서 편안하게 이루어짐으로써 입면성과 입구성의 위계를 달리한다. 전면 커튼월의 슬라이딩 칼라패널은 실내의 사용자가 자유롭게 채광을 조절하며 동시에 시시각각 변화하는 다채로운 입면연출은 마을진입로에 활기를 불러 넣는다. 또한 서측외부의 수직 루버는 일사조절 뿐만 아니라 인접대지의 프라이버시 존중하는 자세를 취한다. 후면의 휴게데크 및 발코니, 선큰은 건축환경의 기능을 최대한 유지해주고 전면과 달리 정적인 후정 공간을 형성하여 공간의 완급을 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