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마을은 서울 유일의 전통 한옥 밀집 지역으로 경복궁, 창덕궁 그리고 극원(비원)과 인접한 북악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 들어선 보헌빌딩은 주변 경관을 해치지 않으면서 기존 질서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또한 전통 한옥과 콘크리트 건축의 이질적인 요소의 충돌을 전통 건축 재료와 휴먼 스케일의 내부 공간 구성을 통해 바람직하게 해결하고자 했다. 도로에 면한 외벽은 절제되면서도 자유로운 입면이 되도록 해 대지에 꽉 찬 매스의 비대감을 약화시키고 있으며 중정을 향해 열려 있는 내부의 외벽은 커튼 월로 처리해 사용자로 하여금 잘 정돈된 안마당과 같은 중정을 만끽하도록 했다. 지하 1층 중정으로 쏟아지는 햇볕과 빗소리는 지하 공간이라는 사실을 잊게 하며 마치 집 안마당을 바라보고 있는 즐거움을 준다.